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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배우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최수영이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들. 그 다정하고 견고한 세계를 마주했습니다. #SOOYOUNG #ELLE



소녀시대 혹은 배우, 최수영의 담백한 민낯.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최수영이 패션 매거진 '엘르'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부드럽지만 강인한, 수영만의 담백하고 쿨한 멋을 포착한 이번 화보. 그는 주근깨 메이크업부터 민소매 티셔츠까지 자신만의 멋으로 소화해내며 매 컷 집중도를 높였다.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영은 11월 18일 첫 방송한 드라마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해 소녀시대 활동을 포함해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았는데 팬과 관련된 작품을 선보이게 됐으니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기분이다"라며 "극중 정상의 배우 한강희는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무슨 생각으로 말하고, 어떤 표정이고, 기분일지 깊숙이 이해되는 지점이 많았다. 내가 지닌 인간적인 부분들까지 녹여보려 했다"라고 전했다.

올해 소녀시대 15주년 완전체 활동을 끝마친 그는 "진심이 통한다는 데 신나고, 오랜만에 희열을 느꼈다. 'FOREVER 1'의 무대에서도 '우리 늘 여기 그대로 서 있다'라는 감정으로 오르는데 신기하게도 '여전히 변치 않았고,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아'라는 댓글을 보면 꼭 우리 마음을 알아채 주는 것 같아 뭉클하다"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머리를 잘랐네요
단발이 처음은 아닌데요. 유독 새로워 보인다길래 장발을 그리 오래 했나 싶어요. 5년 만이더라고요. 자른 날에는 조금 우울했어요.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간 느낌이랄까. 뭘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는데, 막상 익숙해지니 다시 긴 머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어요.

올해는 특별했죠. 15주년을 맞은 소녀시대 완전체 활동,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 이어 팬레터를 소재로 다룬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로 마침표를 찍네요
한 해에 두 편의 드라마를 선보인다는 건 행운이죠. 올해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유독 많았는데, 팬과 관련된 작품을 선보이게 됐으니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기분입니다.

극중 최정상의 스타 강희는 당신과 꽤 맞닿아 있는 인물이에요. 연기하며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듯 민망하거나 허심탄회한 순간도 있었을까요
친숙하게 느껴지는 인물이긴 했어요. 무슨 생각으로 말하고, 어떤 표정이고, 어떤 기분일지 바로 알겠달까요. 감독님도 "이렇게까지 캐릭터의 상황에 아파할 줄 몰랐다"고 할 만큼 깊숙이 이해되는 지점이 많았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오해를 살 만한 상황에 처하려면 아귀가 그렇게 잘 맞아떨어지나 싶을 때가 많거든요. 과거 무심코 했던 발언이나 행동들이 증빙 도구로 소환되면서요. 그럴 땐 '이건 내가 봐도 아니라고 할 수 없겠는데?' 싶어지죠(웃음). 강희는 그런 상황에 너무도 익숙해서 타격감이 없는 지경에 이른 친구예요. 저도 뭔가를 해명하거나 힘듦을 토로하거나 가정사 같은 걸 잘 얘기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물론 강희는 저와 다르지만, 연기하며 어느 정도 해방감을 만끽했죠. 제가 지닌 인간적인 면과 고민, 심지어 찌질한 구석까지 녹여보려 했어요.

실제로 편지를 자주 쓰는 편인가요
올해 티파니 생일에 제 딴에는 오랫동안 갖고 싶어 했던 걸 큰맘 먹고 사줬어요. 근데 편지가 없다고 서운해하는 거예요! 저희 엄마도 그렇고, 주변에 제 편지를 꼭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악필이라 가사나 글을 쓰면 아이패드로 쓰는데(웃음). 받고 싶어 하니 써야죠. 대신 한번 마음을 표현하면 '축하해' '건강해' 이런 형식적인 건 안 써요. '찐'으로 진심을 눌러 담고, 카드에 두세 마디 적을 거면 쓰지 말자는 주의예요.

당신도 강희처럼 수많은 팬레터를 받아왔겠죠? 특별히 마음에 박힌 글귀들을 떠올려보면
'팬레터를 보내주세요' 촬영을 끝내고 받은 편지를 가방에 갖고 다녀요. 소녀시대 활동과 촬영이 겹쳐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고, 스태프들이 저마다 사활을 걸고 모인 현장에서 내가 최선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이던 때였죠. 미안함을 안고 종방연에 참석했는데, 이상하게 눈길이 가던 촬영 팀 막내가 다가오더니 손에 뭘 쥐여주는 거예요. 하트 모양으로 오려서 여러 장을 엮은, 정성 가득한 편지였어요. '언니'들이 겪었던 성장통을 함께 겪으며 자란 자신이 이제 '언니'들을 지켜주고 응원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대요. 막내로 처음 촬영 팀에 들어왔는데, 익숙지 않은 현장에서 유일하게 익숙하다고 느끼는 존재가 '언니'라는 게 이상하게 위안이 된다고 쓰여 있었죠. 울어버렸어요. 최악의 컨디션인 나를 보고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팬들은 그저 '사랑해' '고마워' 이런 말만 쓰지 않아요. 편지에는 자신의 세계가 들어 있어요. 고민해서 고른 진심과 지구상의 온갖 예쁜 말도요.

유독 소녀시대에게는 팬이 아니었던 사람에게도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술 한잔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한 적도 없는데 오랜 팬들은 어떻게 내 감정과 고민을 그리 잘 아는지 궁금해요. 그러다 문득 요즘의 세대는 자신들이 온전히 지녔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고요.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문화가 다양화된 건 반갑지만 대중적으로 주류를 이뤄 위 세대와 소통하고 함께 향유할 정서는 사라진 기분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활동을 보며 애틋함을 느끼거나 울컥한다고 얘기하는 것 아닐까요.

데뷔 곡 '다시 만난 세계'는 꼭 소녀들의 응원가 같아요. 15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소녀 때의 용기를 다시 끓어오르게 만드는 것 같거든요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라는 가사가 이번 소녀시대 활동의 뼈대 같아요. 이번 타이틀곡 'Forever 1'의 무대에도 늘 '나 여기 그대로 서 있다'는 감정으로 오르는데, 신기하게도 '우린 여전히 변치 않았고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아'라는 댓글을 보면 소름 돋아요. 진심이 통한다는 데 신나고, 오랜만에 희열을 느꼈죠.

소녀시대나 팬들 혹은 주변 사람까지 소중한 것을 당신처럼 오래 지탱하고 지켜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나를 철저히 소중하게 여기면 되는 것 같아요. 타인을 우선시하다 보면 되레 그들에게 쓸 에너지가 고갈되거든요. 상대가 고민을 얘기하고 싶어도 들어줄 힘이 없을 때가 있는데, 그때 상처 주기 싫어서 스스로 충전 시간을 가져요. 그래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관계도 덥석 맺지 않아요. 다만 한번 맺으면 오래, 깊이 가는 편이죠. 인간관계에 지쳐 있던 무렵, 상담에서 이런 조언을 들었어요. 비행기 사고로 호흡기가 내려오면 누구부터 써야 하냐고. 정답은 당연히 본인부터 쓰고 옆사람을 도와주는 거죠. 멤버들 또한 혼자 있거나 홀로 주도하는 현장을 경험하면서 자존감을 찾고 에너지도 '완충'돼 있던 걸요. 그래서 모일 수 있었고, 서로 더 소중히 여기고 챙기고 양보할 수 있었던 거죠.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을 함께한 지창욱은 "수영은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친근하다"고 증언했어요. '내 생애 봄날'이나 '런 온' 같은 작품에서 서툴러 보여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을 선택하기도 했고요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현장이 저를 다정할 수 있게 만들어준 거죠(웃음)! 작품 고를 땐 캐릭터로 어떤 인생이 대변됐는지 봐요.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단 걸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죠. 대본이 재밌어도 그냥 소비되고 마는 여성 캐릭터는 끌리지 않더라고요. 근데 꼭 발에 채이는 친구들이 있어요. 무시할 수 없고, 마음을 꼭 줘야겠다 싶은.

오늘 화보 컨셉트는 수영의 멋을 보여주는 것이죠.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할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챙겼을 때,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냈을 때. 제가 귀차니즘이 좀 있거든요(웃음).

데뷔 15년 차의 멋이군요(웃음). 서른의 삶을 '겪을 것을 가지고 가는 삶이라 더 좋다'고도 했죠? 경험은 어떤 힘이 되나요
챙겨 나갈 무기들이 생기는 거죠. 내가 겪었기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가늠해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소녀시대를 롤모델이나 성취점으로 얘기하는 후배가 여전히 많아요. 그들에게 어떤 걸 '갖고' 오라고 말하고 싶나요
사람, 마음 챙김. 관계가 깨지면 금방 정리하고, 또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 쉬운 시대잖아요. 상처받았다면 그 관계를 털고 얼마든 새로운 사람을 찾아도 좋고요. '손절'도 나를 챙기는 일이니까. 하지만 어떤 상처나 갈등 이면에도 좋았던 시간은 분명히 있잖아요. 한 번이라도 상대에게 고마움을 느껴봤고, 챙겨야 할 사람이라 생각한 적 있다면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진심으로 끝까지 가보면 결국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요.

지금 최수영이 열렬히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욕심이 빠른 시일 내에 충족되는 것. 만족할 연기를 하고, 내가 봐도 괄목할 만한 변화를 주고 싶고, 그 방법이나 방식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예요.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도, 앞으로 선택하게 될 것도 제가 성장할 수 있다면 뭐든 기꺼이 거머쥘 것 같아요.

해가 지니 쌀쌀하네요. 어떤 겨울을 준비 중인가요
유독 마음 아픈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올겨울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계절이겠죠. 저는 데뷔 15주년을 맞았고 소녀시대나 배우로서 특별한 해지만, 시대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 어른으로서 미안해요. 엄청난 선의를 베풀지 못하더라도 의지하고 싶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소녀가 어른이 됐군요
'다시 만난 세계'를 응원가로 여겨주는 어린 여자애들을 보면 그래요. 소녀시대를 그런 존재로 생각해 주는 것 자체가 저를 어른으로 만들어버리죠. 어디 가서 부끄러운 짓 하지 말아야겠다고, 어른으로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 그럴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팬들과 술 한잔하고 싶다는 마음처럼 올해를 기점으로 제가 사는 테두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어요.


Editor 전혜진
Photographer 우상희
Stylist 서수경, 이다슬
Hair 나건웅
Makeup 노한결
Assistant 성채은

✱CREDIT: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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